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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빈곤과 교회의 역할 2023-04-05 01:50:43
작성자 : 김태황   조회 392, 추천 89


* 아래 글은 기독교세계관동역회에서 격월로 발간하는 <신앙과 삶> 제23권 2023년 3-4월호 특집으로 pp.8-9에 게재한 칼럼이다.


빈곤과 교회의 역할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을 차지하는 복을 누린다(마5:3). 물질이 가난한 자는 어떻게 될까? 엘리야는 사르밧 과부에게 마지막 남은 가루 한 움큼과 기름 조금으로 만든 음식을 섭취한 후 가난한 그 모자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는가? 엘리사도 과부가 된 제자 미망인과 두 아들에게 기름을 채워줘서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생활하도록 이적을 베풀었다. 그 후 이들은 부자가 되었는가?

유엔(UN)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7억 8천만명은 하루에 1.9달러 미만의 극빈 상태에서 살고 있다. 세계 인구의 10% 수준이다. 근로소득이 있는 근로자의 약 10%도 동일한 수준의 극빈층이라고 진단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2011년 18.6%에서 2020년 15.3%로 개선되었지만,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2021년 15.1%)이나 일본(2018년, 15.7%)과는 유사한 수준이지만, 그리스(2019년 11.5%), 포르투갈(2019년 10.7%), 폴란드(2018년 9.8%) 등 대부분 유럽국가보다 높으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체코(2019년 5.6%)와 핀란드(2020년 5.7%)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더욱이 66세 이상 고령층의 빈곤율은 우리나라가 40.4%(2020년)로 압도적 1위이다. 일본 20.0%(2018년)의 2배, 가장 낮은 덴마크(2019년 4.3%)의 거의 10배 수준이다.

배고픔은 춥고 힘들 때 치명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배고픈 자들에게 더 혹독했다. UN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국제적 빈곤 해소 노력은 4년 이상 퇴보한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이를테면 노동 빈곤율은 2019년 6.7%에서 2020년 7.2%로 20년만에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800만명의 근로자가 추가로 빈곤 상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IBRD)도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저소득 국가에서 휴교와 저조한 학습 성과로 학습 아동의 70%는 학습 빈곤을 겪은 것으로 추정했다.

2019년 최연소 노벨경제학상을 남편과 공동으로 수상한 프랑스 태생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는 세계 40여개국 빈곤층의 생활 현장을 관찰하면서 빈곤퇴치의 실험적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들은 빈곤층의 현실적인 여건과 생각, 이에 따른 의사결정과 행동에 자율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극복할 경제적 동기부여와 실질적 보상이 주효함을 입증했다. 즉 실질적 보상을 제안함으로써 빈곤층이 의사결정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도록 유도하고, 이러한 동기부여가 빈곤의 현상적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개발도상국 빈곤층의 영유아 예방 접종률, 기초 교육 참여도, 경제활동 참여율 등을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의 당위성을 홍보하기보다는 참여의 경제적 맞춤형 동기부여가 효과적임을 실증했다.

빈곤의 원인은 개인적 요소와 사회구조적 요소로 복합적이다. 성경은 게으르면 궁핍해지고(잠6:9-11), 궁핍하지 않으려면 일하기를 힘쓰고(살전4:12),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살후3:11-12)고 가르친다. 하나님은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로 대변되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돌보라고 명령하신다(신24:19-21, 신27:19, 시146:9, 렘7:6). 빈곤이 개인의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자연재해나 사회적 분쟁 때문일 수도 있다. 성경은 빈곤의 원인 규명엔 매우 제한적이면서도 가난한 자에 대한 사회적 윤리와 제도적 대책은 강조한다. 공동체의 존속에 불가피하다. 돌봄과 공평의 원칙이 핵심이다.

우리 교회와 사회가 직접 가난한 자를 부유한 자로 전환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격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최소한의 여건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돌봄의 원칙은 개인으로서는 배려이지만 공동체로서는 책무이다. 봉쇄, 차단, 거리두기, 비대면 등 사회적 위기와 경기침체의 시기에는 더욱더 공동체의 역할과 책무가 절실하다. 소규모 지역교회는 자체로서도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니 구성원을 돌볼 여지가 없다. 그렇더라도 크든 작든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사회에 구원과 구제의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가난한 자라고 해서 특혜를 받거나 불의를 누려서는 안 된다(출23:3,6). 공평의 원칙은 어쩌면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설득력을 내포한다.

교회가 빈곤층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동기부여가 신앙의 기반에 유기적으로 접목되어야 한다. 먼저 교회는 진리의 검으로 부당한 빈곤의 족쇄를 잘라내는 영적 자유를 공유해야 한다. 교회는 교인이나 지역사회 이웃이 직면한 빈곤의 여건을 파악하고 이들이 사회적 소외감과 적대감을 해소하도록 소통력을 회복해야 한다. 정기적인 일용할 양식의 나눔이나 주거환경 개선의 섬김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공공 복지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주중 교회 시설을 활용한 소그룹 활동의 활성화는 맞춤형 경제활동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빌4:12)은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우리의 경제적 동기부여이자 영적 보상이 될 것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다. 프랑스 유학 중 파리의 한 한인교회를 계몽시키려다(?)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2015-17년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실행위원장으로 섬겼고 현재는 기독교학문연구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100주년기념교회 장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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