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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렇게 살면 손해본다구요? 2015-03-09 22:45:43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122, 추천 155


* 이 글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의 월간지 <월드뷰> 3월호(pp.2-3)에 실행위원장 신년사로 작성한 것이다.
http://www.worldview.or.kr/library/article/2123 (회원가입 후 다운로드 가능)

  며칠 전 4년간 행정고시 수험생인 서른 살 학생 제자가 연구실로 찾아왔습니다. 의외로 환한 표정에 놀랐습니다. 5년 전 이 학생이 고시를 준비하고 싶다고 상담하러 왔을 때 깊은 어두운 그림자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올해엔 2차까지 합격하고 싶다는 기대감이 높아서인지 상당히 자신감 있는 모습이어서 덩달아 유쾌한 예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 반복적이고 폐쇄적이고 불안한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1년 반 전에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게 되면서 마음이 평안해지고 표정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뜻밖에 반가움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토로하는 고심을 듣고서는 예정된 업무를 제쳐두고 무려 3시간 동안이나 흉금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왜 하나님을 믿으면서 손해를 보며 살아야 합니까?” “제 친구에게 사기를 친 사람은 선교 센터 대표로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데 제 친구는 부당하게 손해만 보는 게 아닙니까?” “교회에서 들리는 얘기들을 들어보니 교회에 그리스도인은 한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저는 누구를 보고 믿어야 합니까?” 나이 든(!) 학생의 분노에 대해 시편 73편과 예레미야 12장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성경과의 공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신앙의 출발과 근거가 무엇이며 대상이 누구인지를 반문했습니다. 아울러 교통 신호를 지키느라 기다리는 사람이 신호를 무시하고 위험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에 비해 손해를 본다고 판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누가 손해를 보는 사람입니까? 시간을 미래로 확장해 보면 누가 손해를 볼 사람입니까? 생존 경쟁에서 뒤처져 보이는 그리스도인은 손해를 보면서도 어리석음을 위장하거나 손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입니까? 신호등의 불빛이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느라 손해를 보았다고 평가하는 세상이라면 ‘까짓것 손해를 보며 살지 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에도 우리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동역회)는 세상에서 ‘손해’(?)로 여겨지는 생각과 활동을 지속해 나아갈 것입니다. 아마도 지난해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투입보다 산출이 적을 때 밑졌다고 합니다. 동역회의 자산은 인적 자원이고 투입 요소는 학술적 섬김입니다. 동역회가 가장 잘 ‘밑질 수’ 있는 길(!)은 학술적 섬김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일입니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과 교육 및 연구 활동은 이러한 섬김의 3대 핵심입니다. 올해에는 소박한 외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 30여년 간 개인적으로나 간헐적으로 지속되어 온 기독교 세계관 강연을 동역회의 공식적인 강연 시리즈로 체계화하여 교회나 단체를 중심으로 강연 수요처를 찾아가는 섬김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우선 대표적인 강의 10개 또는 20개를 재발굴하고 구성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올 5월 평택대학교에서 개최하는 춘계 학술대회를 전후하여 평택대 또는 인근 교회에서 특정 학술 분야를 중심으로 기독교 세계관 강연을 시범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려가는 섬김에서 찾아가는 섬김으로 좀 더 부지런을 떨어보자는 것입니다.
  동역회는 소통하는 호흡과 몸짓을 확장해 나아갈 것입니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동역 공동체나 기관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므로 협동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의 기회를 넓혀야 할 것입니다. 올해엔 몇몇 교회들과 공동으로 강연, 좌담회, 세미나, 토론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교회를 섬기는 몸짓을 보다 활발하게 단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2개 교회와 시범적으로 시도해 본 공동 프로그램은 소통의 창을 열어가는 유효한 방식임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동역회는 서른 살이 넘었지만 창 밖에서는 아직 동역회의 존재와 몸짓을 인지하지 못하는 또래들과 구경꾼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월간지 <월드뷰>는 우리 동역회의 영양가 높은 도시락이 되었습니다. 도시락을 들고 자유롭게 맑은 호흡과 밝은 눈빛으로 나들이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에도 동역회는 들숨과 날숨을 겸하여 즐겁게 소통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르침을 받은 자들(학자들)의 혀를 주신 것은 곤고한 자들을 도와줄 줄을 알도록 하시기 위함이므로(사 50:4), 동역회는 학술적 여건이 열악한 해외 수요에 대해서도 섬김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가깝게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설립된 여러 기독교 대학들에게 “학자들의 혀”를 제공할 수 있는 준비를 탐색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역회 지체들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 활동에 단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제 소위 ‘몸짱’과 ‘영(靈)짱’을 만들려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력 운동도 필요하고 유산소 운동도 필요합니다. 자율적인 게으름을 최소화하려면 함께 점검하고 격려하고 운동할 동역자들의 유대감이 있어야 합니다. 거룩한 부담을 공유해야 합니다. 지난 30여년 간 지속해 온 유대감이 올해에 돌연변이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영원이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도 유일무이한 기회이기에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이러면 손해를 보게 될까요? 이렇게 사는 것이 손해라면 즐겁게 손해 보며 살자구요.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며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실행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명지대와 하와이 열방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크리스천최고경영자과정(C-LAMP)의 운영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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