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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종교개혁, 공정성과 합리성의 개혁 2016-02-10 12:55:01
작성자 : 김태황   조회 934, 추천 132


* 아래 글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www.worldview.or.kr)의 월간지 <월드뷰> 2016년 2월호 pp.22-23에 게재한 종교개혁 500주녁 특집 기획 칼럼이다.
http://www.worldview.or.kr/library/series/worldview/issue/228

종교개혁, 공정성과 합리성의 개혁

  종교개혁은 “기독교의 핵심 자체에 던진 도전”이었다.(각주1) 개혁이라고 언급하게 된 것은 당대의 로마 교회가 “도덕적인 타락과 문제들 정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고 “성경이 말하는 교회가 아닌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각주2)  ‘오직 성경’, ‘오직 믿음’으로 돌아가자는 외침이 대중적인 사회 개혁이 아니라 올바른 교회의 회복이 목적이었다면 당대 로마 교회의 잘못된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본지는 지난 1월호에서 종교개혁의 신학적 근거와 근본적인 원인과 정신을 살펴보았으므로, 이 글은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그 의미를 해석해 보고자 한다.
  종교개혁은 공정성을 회복하였다. 하나님의 품성이자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관점이 공의라면 공정성은 인간 상호관계에 적용된다. 당대 로마 교회는 공정성의 그릇된 기준에 따라 성경과 신앙을 이용하였다. 이를테면 사제들만이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고 백성들은 성경을 읽을 필요없이 그 해석을 따라오는 것만이 성경에 대한 공정한 관계라고 단단히 착각하고 곡해한 것이다. ‘권위’를 내세워 신앙을 왜곡시키는 불공정한 게임을 정당화시켰던 것이다. 현대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라틴어는 물론 독일어에 대한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 사회적 상황에서는 정당하게 보였을 수 있다. 마치 한 학생에게는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주고 다른 학생에게는 시험범위조차도 모르도록 하면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학생이 합격이라고 공언하는 것과 같다. 종교개혁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공정하게 은혜를 누리며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확인시켜 주었다.
  종교개혁은 합리성을 회복하였다. 당대 로마 교회는 백성들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차단하고 있었다. 십자가의 복음이 지성소의 율법을 완성하였고 성막이 찢어진 것은 하나님의 구원이 대제사장에게 독점화된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입증하였음을 의미한다. 요컨대 십자가의 복음이 성경을 통해 일반 백성들에게 무제한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고, 백성들은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복음을 삶의 중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 로마 교회는 백성들의 이러한 접근성과 판단을 차단하였다. 로마 교회 사제들만이 합리적인 판단력과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종교개혁을 통해 백성들은 복음을 자율적이고 책임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됨으로써 삶의 모든 활동 영역에서 복음에 근거하여 보다 가치 있고 유익하고 올바른 선택을 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백성의 신앙심이 자동적으로 깊어지고, 사회적 공정성과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가 정착되었다는 주장은 아니다. 종교개혁은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서부터 아니 태초부터 이끌어 오신 창조와 구속의 사역을 일관되게 추진해 오신 역사적 한 과정이다. 에덴동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종교개혁 직전 당대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개혁되어야 할 본질적인 일탈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인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종교개혁 이후에야 비로소 이전에 익숙했던 제도와 행동양식과 열정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교회나 개인이 차단하거나 방해한다면 이는 개혁의 대상이 된다.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께로 나아가기 위한 최고이자 최선의 길이다.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길이다. 오늘날 교회에는 ‘오직 성경’, ‘오직 믿음’이 지향하는 바의 공정성과 합리성이 작동하는가? 이를테면 담임 목회자나 당회의 일방적 또는 독단적 판단이 교회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어 있으면서 교회 지체들이 공정하게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종교개혁은 특정 종교 집단의 개혁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당대 일상적 삶의 개혁으로 확산되었다. 장기적으로 공정성과 합리성의 회복은 인본주의와 계몽주의,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태동으로 이어졌다. 종교개혁이 현대 자본주의로 발전되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종교개혁의 정신이 현재진행형이라면 현대 자본주의 또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개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시대정신은 변한다. 그러나 시대정신을 형성하는 근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속된다. 하나님 앞에서 올바르고(공정한) 하나님의 섭리에 합당하게(합리적)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실천하는 행동을 ‘오직 성경’과 ‘오직 믿음’에서 새롭게 재확인하는 과정은 500년 전의 일인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사안이기도 하다.

각주1) 마이클 리브스(2009),『꺼지지 않는 불길』, 한글번역(2015), 복있는 사람, p.30.
각주2) 이승구(2016), 「종교개혁은 왜 일어났는가?」, 『월드뷰』, 2016년 1월호, p.29.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이며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실행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명지대와 하와이 열방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크리스천최고경영자과정(C-LAMP)의 운영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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