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제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은 정보 공개와 참여자들의 획득 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완전경쟁 시장에서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모든 시장 정보가 공개되어 있고(정보의 대칭성) 모든 참여자들이 정보 획득에 필요한 거래비용은 없다고 가정한다. 미래 불확실성에 따른 정보의 불완전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개인과 조직은 시장 정보에 따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물론, 아커로프(G.A. Akerlof, 1970)가 선도적으로 제기한 바와 같이, 중고 자동차 판매자와 구매자, 보험회사와 가입자, 주주와 경영자, 고용자와 피고용자 등 어느 한쪽만이 일방적으로 유효한 정보를 보유할 수 있는 관계에서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현실 경제에서 이러한 비대칭 정보(asymmetric information)는 거래 대상 상품의 특성이나 거래 행위자의 행동을 왜곡해서 전달하게 되므로 시장 기능의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주체들이 비대칭 정보의 발생 구조를 인지한다면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 현상을 회피하기 위한 신호(signal), 선별(screening), 협조적 조정(cooperative coordination) 체계를 활용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 정보의 자유로운 생산과 유통이 대칭적이든, 비대칭적이든 경제 주체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시장 기능을 지속적으로 작동시킨다는 점이다. 계획경제나 국가 통제에 의한 정보의 흐름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정보 전달 체계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교회에서는 구원의 삶에 대한 모든 정보가 개방되어 있다. 시장 체제에 비해 교회의 제도적 규제는 강하지만 교회의 본질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정보는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개되어 있다. 종교 개혁 이후 일반 성도들의 성경 읽기가 보편화되면서 교회 구성원은 누구나 성경의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교회에서 복음의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해된다. 성경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광야에서나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을 때에도 선지자들을 통해 “나를 여호와인줄 알리라” 라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 민족이 공유할 것을 강조한다.주1) 세례 요한과 예수 그리스도의 대중 사역도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이에 따른 행동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성소(聖所) 휘장의 찢어짐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 정보 채널의 변화를 상징한다. 간접적 전달 방식이 직접적 방식으로 전환되었고,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실존을 통해 정보를 개방하기 위한 것이다. 사도들의 ‘흩어짐’도 이방 지역과의 정보 공유를 위해서였다.
주1) “여호와인줄 알리라” 라는 기록은 바로왕에게 내리는 재앙을 통해 8회,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서는 무려 58회 나타난다.
출처 : 졸고, 교회의 시장론에 관한 고찰, 기독경영연구, 제2권 제1호, 2005, 27-28쪽의 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