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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국민 눈높이에 다가가는 하도급 거래 정책 2019-12-06 09:34:27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29, 추천 7


* 아래 글은 <머니투데이>에 기고한 칼럼이며 2019년 12월 6일에 게재된 내용이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120309540194356

[기고] 국민 눈높이에 다가가는 하도급 거래 정책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참여자들 간 공정한 약속(계약)에 따라 작동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자유의지에 따라 제 맘대로 하는 이기주의적 게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상호 신뢰와 협력에 의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를테면 커피 한잔 3천원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각자 팔고 사겠다는 약속의 표시이며 이 약속이 지켜질 때 거래가 이뤄진다. 자동차 한 대 생산에는 3만여개의 정품을 제 때에 조달받을 수 있도록 수많은 협력업체와의 자율적인 계약이 이행되어야 한다. 사회주의 지시경제와는 뚜렷하게 다르다.
  “공정경제”의 첫 걸음은 ‘정당한’ 계약의 이행이다. 정부가 나서서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불법적이거나 편법적인 계약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때로는 공정거래 관련 법령이 취지와는 달리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오히려 위축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정부 당국이 시장의 흐름과 반응을 보다 세밀하고 친밀하게 살펴야 할 숙제이다.
지난 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제조업, 건설업 및 용역업의 총 10만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업체의 무려 95.2%가 지난해에 비해 하도급 거래관행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를테면 가장 고질적인 폐단인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의 소지는 감소하였고, 원사업자가 하도급자의 납품 단가 인상 요구를 수용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96.0%에 이르러 지난해에 비해 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자료 부당 요구, 기술자료 유출과 유용, 부당한 대금 결정 등의 폐단도 감소하였고 현금 결제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의 특성상 어느 정도 오차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이다. 다만 전속거래 계약의 경우에는 원사업자가 우월적인 위치를 이용하여 하도급 대금의 부당한 결정이나 경영 간섭 등의 불법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실태조사의 결과는 하도급 관계 업체들의 정책 체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함의를 제공한다. 먼저, 하도급 거래관계 업체의 실태를 세밀하게 살펴서 정책의 눈높이와 실효성을 높이는 현장 밀착형의 정책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하도급 실태조사의 신뢰도와 정밀도를 높여서 공식적인 국가통계로 활용한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 논의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실태조사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면 우리 원하도급 업체가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공정한 거래관행을 자율적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공정위가 엄격한 법 집행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생협력의 정책 환경을 조성해 나아가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정책 비용을 줄이고 기업의 자율적 대응력을 강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법 집행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사업자와 하도급자 모두의 사업 방향과 전략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가 없다. 하도급 정책 관련 불법과 편법을 판단하기에 애매한 부분도 있다. 따라서 공정위가 직접적인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하도급 거래관계 참여자들이 자율적으로 상생협력의 계약문화를 정립시키면서 상호이익을 증대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율적인 분쟁해결 여건을 확장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하도급 거래는 전문화를 통해 분업의 이익을 창출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원사업자와 하도급자가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의 주체로 발전할 때 분업의 이익도 증대된다. 공정위가 올 연말에 발표할 추가적인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 대책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도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하도급 계약문화가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상생협력과 “공정경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키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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