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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22> 유럽연합의 그린딜(Green Deal) 리더십이 기대되는 이유 2020-03-26 05:57:42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25, 추천 7


아래 글은 월간지 <에코비전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이슈>로써 2020년 4월호 pp.62-63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유럽연합의 그린딜(Green Deal) 리더십이 기대되는 이유

  늙은 유럽 대륙에서 유럽연합(EU)이 젊어지려고 애쓰고 있다. 무모한 허세인지, 지혜로운 용기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왠지 기대감이 크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주의 쟁탈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재정위기와 브렉시트(Brexit)의 내홍으로 휘청거리던 EU가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EU 정상회의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목표를 ‘0’(zero)으로 설정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 합의했다. 올해 1월 유럽의회도 결의안을 채택했으므로 세부적인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식품 생산, 생물 다양성 보존,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등과 관련된 추진계획을 제시했다. 무역과 개발협력, 대외 관계에도 환경 이슈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을 흡수하는 새로운 에너지와 산업과 사회 인프라를 조성하여 2050년에는 탄소 순배출이 제로인 탄소 중립적인 지구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린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올해 1월엔 1,000억 유로 규모의 지원 계획을 포함한 공정전환체계(Just Transition Mechanism)도 발표했다. 실제로 1990~2018년 기간 동안 EU는 국내총생산(GDP)을 61% 증가시키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3% 감축시킬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보고서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어찌될까”(What if we do not act)에 따르면, 현재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40만명에 이르는데, 만일 지금부터라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사망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9만명에 이르고 경제적 손실은 연간 400억 유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폭염 기온이 5℃ 상승한다면 EU내에서만 연간 66,000건의 추가적인 난민 신청이 유발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50만명이 강의 범람 위험에 노출되고, 220만 명이 해안 침수의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지구 평균 온도가 3도 증가함에 따라 연간 1,900억 유로의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강이 범람하게 될 경우 연간 5,000만명이 집을 유실하게 될 것이고, 폭우, 폭설, 가뭄, 지진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로 2050년에 식량가격은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EU의 그린딜이 1992년 리우환경협약에서 비롯된 교토의정서(1997년)와 파리기후변화협약(2015년)의 연장선 수준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글로벌 리더십의 발휘가 기대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가장 책임성이 큰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선언했고, 중국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19의 세계적 확산의 발원 책임을 전가할 정도로 기회주의적 성향을 표출하고 있다. 두 강대국 모두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하고 있다.
  EU의 그린딜 정책은 미국과 중국의 배타적인 자국 우선주의와 상이하다. 단기적으로는 회원국들의 비용 부담이 증대되고 산업 생산이 위축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사회와 경제를 지향하고 있다. 군사적, 경제적 지배력으로 절대적 패권을 가지는 것보다 거대한 기후변화에 함께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상생의 길임을 일깨우고 있다. 성장 주도적인 패러다임에서 지속가능 주도적인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을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2008년에 「지속가능발전법」, 2010년에「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2012년에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하였고 관련 기본계획들을 시행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에 창설된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본부는 우리나라 송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정치적 변화와 더불어 10여년이 지나도록 정책적 주도력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만일 EU가 그린딜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한다면 우리나라도 산업 생산 방식과 유통 및 소비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무역과 투자를 고려할 때 환경 영향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외 경쟁구도와 산업구조도 달라질 것이다. 경제적 타당성과 수익성의 전제조건과 척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날씨가 바뀌면 복장과 행동도 달리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그린딜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리더십은 이끌어 나아가는 힘의 크기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에 초점이 주어져야 한다. EU가 그린딜을 금빛 돈거래(deal)가 아니라 초록빛 생명 비즈니스(deal)로 일궈낼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김태황//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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