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상학과 김태황 교수의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시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어찌할꼬 2021-03-12 15:59:41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69, 추천 17


* 아래 글은 <e대한경제> 2021. 3. 11 (목) 23면 오피니언 란 [시론]에 게재한 글이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103091725275070811

[시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어찌할꼬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지 보름이 지났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40일, 대선은 376일 남겨둔 시점에서, 10여년이 소요될 대형 국책사업을 불과 3개월 만에 ‘특별한 법’으로 확정했다. 자축해야 할 국토교통부와 공항공단과 관련 공기업들이 긴장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 엄살이 아니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탈원전 정책의 후유증을 지켜본 담당자들은 생존본능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토건업체는 매립공사만으로도 5년 이상 먹거리가 생겼다고 표정관리를 해야 할까?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은 자칫 건설업체와 산업을 옭아매는 가시 돋친 목줄이 될 수 있다.

눈에 띄는 세 가지 복병이 있다. 먼저 사업비 문제이다. 본 사업의 입찰경쟁에서 수주한 업체가 정상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백지화한 결과로 시행하는 대안 사업의 예산은 긴축 집행이 불가피하다. 국민은 나라 곳간을 주시할 것이다. 시공사는 빠듯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입찰담합이나 설계변경의 유혹을 냉정하게 극복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형 SOC 사업은 계획 대비 최종 사업비가 증대되었다.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서해안 고속도로의 건설 사업비는 각각 3.2배, 2.2배, 1.5배 증대되었다. 가덕도 사업비도 마찬가지가 되리라고 예단해서는 오산이다. 타당한 실질 공사비의 증대는 불가피하겠지만 수익성 보전용의 계약변경은 기대하기 어렵다. 감시의 눈초리가 냉엄해졌다.

공기(工期) 문제는 끈질긴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정치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2030년 부산 세계 박람회 일정에 무덤덤할 수는 없다. 빠듯한 공기에는 기술혁신을 시도할 겨를이 부족하다. 물론 공기 단축을 위해 혁신 기술의 도입을 촉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완충시킬 절대적 공기가 부족할 경우에는 기업이 리스크를 부담하기가 어렵다. 4대강 사업의 경우 대통령 임기의 촉박한 공기에 무리하게 맞추느라 여러 사업 구간의 동시다발 발주와 단기간 내 일괄 준공을 목표로 설정한 것이 화근이 되어 입찰담합과 부실 사업수행의 오명을 남겼다.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은 5.5년, 서해안고속도로는 5년, 인천국제공항은 3년씩 공기가 연장되었다.

건설업체를 긴장시키는 또 다른 복병은 안전과 환경의 사회적 가치 문제이다.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무리한 욕망의 날카로움과 집요함에는 성과의 쟁취가 우선이다.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과 절차는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가덕도 사업의 안전과 환경 문제는 아직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타당성 조사에서는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전문가들의 평가와 상반되게 경제성, 안전성과 환경성 등을 형식적으로 인정해 줄 것이다. 그러면 실질적인 이행력은 건설업체의 몫이다. 만에 하나 사후적으로 안전사고나 환경사고가 촉발한다면 건설업체는 가해자 1순위의 혐의를 받게 될 것이다. 건설산업은 안전 불감증의 환경 파괴적 활동이라는 주홍글씨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소박한 궁금증이 있다. 동남권 메가시티(Mega-City) 건설이 중심인가, 가덕도 공항 건설이 중심인가? 만일 전자라면 공항 건설 비용 절반을 메가시티 산업 혁신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세계 1위 저출산 국가의 동남 지역에서 인구 800만명을 1000만명으로 늘이려고 산을 없애고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막연한 신기루 공략법이 아닌가? 지역균형 발전을 추구한다면서 총 인구가 감소한 중부와 서남 지역의 200만명을 불러들이려는 정책 목표가 상식적인가? 가덕도 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전 국민 찬반 여론조사는 본 적이 없다. 부산 지역의 일부 큰 목소리만 전국에 울려 퍼진다. 마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질주처럼 보인다.

”당신은 우리나라 성인 평균 이상으로 노래를 잘합니까?‘ 라고 질문하면 대답하기 어렵다. 평균 수준이 판단의 장애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은 노래를 잘합니까?‘ 라는 질문에는 예, 아니오로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절묘한 시기에 교묘하게 제정되었다. 여론은 김해나 밀양과 비교해서는 유리하다고 대답하기 어렵지만 경쟁 대상이 사라진 이후에는 결정이 수월하다. 가덕도 공항 건설의 비용과 편익을 모르더라도 막연히 유리하리라는 일종의 ’착각적 우월성‘이 작동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좋은 친구와 좋은 직장을 찾듯이, 건설기업도 좋은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또다시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건설기업만 배를 불린다는 편견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면 건설기업은 타당한 사업에 정당하게 동참해야 한다. 가덕도 공항 건설사업이 타당성과 정당성을 회복하려면 특별법을 주도한 국회가 10년 후에라도 입법의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VoZza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