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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탈세계화를 넘어 재세계화(reglobalization)로 2023-07-15 13:38:18
작성자 : 김태황   조회 324, 추천 80


*  아래 글은 매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e대한경제>의 [오피니언] [시론]란의 7월 칼럼으로써 2023. 7. 10(월) 23면에 게재한 전문(全文)이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간하는 월간 <통상> 7월호 pp.20-23에 본인이 게재한 글 "다자적 재세계화(reglobalization)로 나아갈 것인가?"의 일부 내용을 차용하여 재작성하였음을 밝힌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307090851554240781


탈세계화를 넘어 재세계화(reglobalization)로

5월 말 세계무역기구(WTO) 오콘조-이웰라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세계화의 다자 무역체제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협조와 역량 발휘를 요청했다. 무역 자유주주의를 이끌어갈 동력과 기대감을 상실한 WTO에서 취임 3년 차에 개혁하는 노력이라도 해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WTO의 무역분쟁 해결 기능은 미국이 2017년부터 상소기구 위원의 (재)임명을 거부하면서 마비될 것으로 예견되었다. 마침내 2019년 12월 상소위원이 1명만 남게 되어 기능 마비가 현실화되었다. WTO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IBRD)과는 달리 1국 1표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렇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약소국 친화적인 국제기구로써 글로벌 무역체제의 적정한 게임 룰을 효과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WTO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진 세계 서비스 무역 규모(금액 기준)는 전체 서비스 무역의 약 75%를 차지한다. 2022년 디지털 방식의 서비스 무역은 3조 8,250억 달러 규모로 2005년 대비 3.75배 증대되었다. 같은 기간 상품무역 규모가 2.52배, 일반 서비스 무역이 2.02배 증대된 것에 비하면 현저한 증가세이다. 그렇지만 WTO는 디지털 통상규범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WTO는 2024년 2월 13차 각료회의에서 체제 개혁의 청사진과 자유무역 활성화의 조리법을 제시하려고 애쓰고 있다. 한편으론 미중 패권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지배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탈세계화, 글로컬화(glocalization), 지역주의로의 전환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WTO 중심의 다자주의적 세계화가 유통기한에 직면할 것인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맞을 것인지의 이분법적 예측보다 더 흥미로운 점은 국제통상의 흐름이 어떤 패션으로 눈길을 끌 것인가이다.

재세계화(reglobalization)가 탈세계화의 반란(?)을 진압하고 전통적인 세계화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 기존의 세계화가 무역과 투자의 양적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를 추구했다면, 새로운 세계화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무역과 투자의 질적 발전을 추구할 것이다. 글로벌 연계성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은 동일하지만, 장단기적 비용 산출과 지불 방식이 다르다. 기존에는 단기적 공급망 확보와 비용 절감이 장기적 이익에 그대로 부합한다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단기적 이익 추구도 장기적 공급망 확보와 비용 변수에 따라 달리 판단해야 한다.

재세계화는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 먼저 ‘경제안보’로 포장된 자국 우선주의의 베일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 벗겨낼 수 있을까이다. 어느 국가도 자발적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설득력 있는 세계화의 인센티브를 재발견해야 한다. 둘째, 다자적 협력관계를 어떻게 업그레이드시킬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개별 국가 간에는 경제안보 이슈가 상충할 수 있다. 다자적 협력관계에서 거래비용 부담을 상호 완화시킬 수 있다. 셋째, 다자주의 무역체제의 효과성이다. 양자적 FTA와 복수국/다자 간 Mega-FTA를 포괄할 수 있는 효과적인 통상규범의 정립과 이행이 필요하다. WTO 홈페이지는 기후변화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고 올 11월에 개최하는 2023년 공개포럼도 그린경제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무역체계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 있지만, 효과성 제고가 관건이다. 유럽연합(EU)은 올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적용하고, 다른 각국도 2030 탄소중립(net-zero)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WTO의 환경상품협정은 2014년 이후 협상이 현재진행형이다.

재세계화는 약화되지 않고 강화될 것이다. 엄밀하게 보면, 경제안보와 자국 우선주의 자체가 탈세계화는 아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견제와 중국 우위의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자는 것이지 탈세계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통상강국 행로가 GATT-WTO 체제에서 1단계 발판을 내딛었고 다발적 FTA 체제에서 2단계 도약을 했다면, 이제 포스트 FTA로써 Mega-FTA와 재세계화의 업그레이드된 다자 체제에서 3단계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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