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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불안한 교육 현장과 바람직한 인적자본 2023-08-15 12:46:16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69, 추천 70



* 아래 글은 매월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e대한경제 <오피니언> [시론]란에 2023. 8. 10. 에 게재한 전문(全文)이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308081659563390719

** 지난 3년 3개월 동안 e대한경제에 기고해 온 [시론]은 이번 8월분으로 종료되어 자유기고자(?)가 되었다. @..@


불안한 교육 현장과 바람직한 인적자본


1968년부터 2014년 사망 시까지 미국 시카고대에서 종신교수를 지낸 베커(G. Becker) 교수는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인종차별, 정치, 교육, 결혼과 가정, 범죄 등 인간의 다양한 사회적 행동과 상호작용이 경제적 의사결정과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탁월한 사회경제적 분석의 업적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1964년에 저술한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근간으로,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가 토지나 일반 물적 자본보다 장기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더 증대시킬 수 있음을 설파했다. 노동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설비투자 자본과 차별화한 것이다.
올해 5월에 사망한 합리적 기대가설의 대가 루카스 교수(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는 20세기 후반 한국의 놀라운 경제성장의 비결 원천은 배고픔을 인내하며 투자한 인적자본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교육 열기와 82%가 넘는 대학 진학률만 고려하면 한국은 단연코 세계 최고의 교육 강국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교육의 가치와 영향력에 여전히 공감하면서 유효하다고 인정하는가?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한 유명 작가의 자녀 담당 특수교사에 대한 고소 사건은 사적 영역을 넘어 사회적 반향을 증폭시키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들이기에 더욱 애통함과 안타까움과 반성의 목소리가 길게 울린다.

인적자본은 대개 집단적으로 형성되지만, 그 가치와 기여도는 개인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개인에 따라 수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한 기업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활용의 직무역량 강화 교육을 동일하게 진행하더라도 1인당 평균 인적자본의 수준과 실질적인 개인별 활용도는 차등적일 수밖에 없다. 주목할 점은 기업 차원에서 어떤 방식과 수준으로 이러한 교육을 기획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인적자본 투입의 조직성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올해 초중고 교육기관에 투입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해보다 무려 10조 7천억원이 증액된 75조 7606억원이다. 올해부터 처음 적용하는 고등 및 평생 교육지원 특별회계분 1조 5천억원을 제외한 규모이다. 목적세를 제외한 내국세의 20.79%가 지방재정교육교부금법에 따라 일률적으로 책정된 결과이다. 출산율과 학생 수의 급감 추세와 대조적이다. 교육 투자는 바람직하지만, 방향과 방식에는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 교사, 부모, 지역주민의 참여 주체자들 간 신뢰 관계의 약화는 사회적 편익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킨다. 국민 각자의 세금 부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과 국가의 사회경제적 자존감과 정체성과 경쟁력의 문제이다. 교사 한 사람의 부족이나 업무 불이행의 상황이 발생하면 그 원인이 무엇이든지 다수의 학생과 부모에게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자녀 교육에 민감한 일반 국민 특히 결혼과 가정을 준비하는 예비 부모의 사리분별에도 영향을 끼친다. 개인별 편차가 크고 각자가 영향력을 관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사회 전체로서는 교육의 사회경제적 외부효과를 돌이킬 수 없도록 약화시킬 수 있다.

불안한 교육 현장 상황으로 인해 사적 편익을 증대시키는 부류나 활동이 확장될 수도 있다. 공교육의 약화와 사교육의 강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일부 개인들은 사설 교육 단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승리의 면류관을 쟁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익의 증대가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바람직할 수는 없다. 사적 편익보다 사회적 비용의 증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 참여 주체들의 사적 권한과 책임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인적자본은 ‘사람’과 그 사람의 총체적 잠재역량에 초점을 둔다. 그동안 우리 교육정책은 일률적으로 책정된 예산으로 교육 인프라의 물적 자본 투입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교육 참여 주체인 학생, 교사, 부모, 지역주민 각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투자로 구조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안정적인 교사직에 이탈자와 지원자 수가 감소하는 양상에는 더 긴장해야 한다. 인권을 주창하는 차원이 아니다. 우리 사회와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되는 알찬 교육의 순기능을 배가하여 사회적 편익을 제고하고 사회적 비용을 감축하자는 차원이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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