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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정지출 확대가 답인가? 2024-05-09 02:13:20
작성자 : 김태황   조회 39, 추천 5


* 아래 글은 대한경제 2024. 5. 2.에 게재한 [시론]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404302058553760462


재정지출 확대가 답인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1.3%(연간 3.4%), 민간소비는 0.8% 증가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3.1% 증가, 고용률은 64.2%로 0.2%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시간당 명목임금지수도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주택 매매가격 안정화도 유지되고, 수출의 증가세와 경상수지 흑자 회복세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던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3월 중 급감한 양상을 나타냈다. 민생 현장에선 고군분투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 빅테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기업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은 21.5%로 신생률(18.5%)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을 포함한 2019-2022년에는 매년 신생률이 폐업률보다 높아 외식업체의 발전적인 구조조정을 기대할 수도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외식업계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활동 위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10 총선에서 여야 후보들 모두 민생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6년 만에 이뤄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첫 회담에서도 민생 챙기기를 최우선 과제로 재확인했다. 정치 지도자와 정책 당국이 민생 개선책을 제시하는 일은 필수적인 본연의 업무이다. 방법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민생 회복을 위해, 야당은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면서 보편적인 지원금 지급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재정 운영의 건전성을 고려하여 재정지출의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효과 증대를 강조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세감면 외에도 재정지출을 적극 확대하거나 통화공급을 우선 확대할 수 있다. 전자는 주로 공공사업을 확대 시행하거나 보조금 또는 지원금 제공을 확대하는 정책을 활용한다. 후자는 정부가 국채를 조기에 사들여서 직접 통화량 공급을 확대할 수도 있지만 주로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융기관의 통화공급 여력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자금의 유동성을 높이고자 한다. 국제적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한 국가의 통화가치의 변동은 대외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지출은 국내 맞춤형 정책 수요에 집중하고 통화량 공급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시기처럼 급격한 침체기에는 대부분 국가가 막대한 재정지출과 초저금리 기조를 병행했다.

재정지출을 적시 적재적소에 이행한다면 최선의 맞춤형 정책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재정지출의 타당성 검토를 비롯한 의사결정 과정과 절차가 길고 복잡하다.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를 위한 모두의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는 없다. 세수와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세수 증대보다 지출 증대의 폭이 커지거나 속도가 빨라진다면 정부 부채의 누적적 증대는 가계부채와 마찬가지로 미래 민생을 힘들게 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은 2019년 42.1%에서 2023년 55.2%로 급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는 56.6%, 2029년에는 59.4%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인하나 통화 공급량 증가는 물가와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금융 부담이 완화된다면, 개인과 기업은 금융을 통해 생산활동을 활성화시키거나 투자를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다면 개인의 소득 증가 속도는 인플레이션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워 민생은 오히려 악화될 것이다.

조세감면이든 정부 지원금이든 개인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경기 침체기에는 해갈의 단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기와 방식과 실효성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 내수 부진의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인을 처방하는 경기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 민생의 구조적 어려움은 지원금 부족을 넘어선다. 우리나라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상대적 수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비중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은 우리나라가 선두를 달린다. 이들의 경제활동을 수평적 연장선으로 이끌려기보다는 다양한 융복합적 활동과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산업정책을 혁신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금리인하 방향이 예정되어 있다.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인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금리인하 시기에 재정지출을 과도하게 추진하는 것은 물가 상승 억제의 고삐를 놓치고 국가부채 증대의 족쇄를 더욱 조이는 역선택이 될 수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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