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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40> 연간 23억톤의 고형 생활폐기물의 역습 2024-06-01 01:30:37
작성자 : 김태황   조회 31, 추천 4


* 아래 글은 <ECOVISION 21>(www.ecovision21.com)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국제환경이슈>로써 2024년 6월호 pp.14-15에 게재한 칼럼이다.


연간 23억톤의 고형 생활폐기물의 역습


인간의 삶에는 정신과 물질이 필요하다. 휴대할만한 물질도 있지만, 주거지처럼 커다란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개인을 사회로 확대하면 필요한 물질의 성질과 규모는 거대해질 수 있다. 모든 물질은 자연환경에서 비롯된다. 화학제품으로 개발된 발명품도 마찬가지이다. 자연환경의 기반은 생명력이므로 생성되고 변화하고 소멸된다. 자생적인 회복력이 있다. 그런데 회복력보다 소멸이나 교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불균형이 심화된다면 자연과 인간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인간 삶의 현장에는 어디든지 폐기물이 발생한다. 음식물 쓰레기나 플라스틱 폐기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폐기물이 쌓인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고형 생활폐기물(Municipal Solid Waste)은 23억톤 규모로 추정된다. 표준형 컨테이너에 적재하여 연결하면 지구 25바퀴 거리 또는 달 왕복거리보다 길 정도이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38억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2020년 전 세계 폐기물 관리의 직접 비용은 약 2,520억 달러로 추산되었는데, 열악한 폐기물 처리 관행으로 인한 오염, 건강과 기후변화에 미친 간접 비용을 고려하면 총 비용은 3,61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만일 폐기물 관리의 혁신적인 조치가 없다면 이러한 비용은 2050년 연간 6,400억 달러로 30년만에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었다.
의류나 소형 전기전자 부품은 다루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수명이 다한 대형 운송 수단이나 유해 화학물질은 처리가 까다롭다. 농업, 건설 및 철거, 상거래, 산업, 건강관리 부문 등에 이르기까지 구매, 생산, 관리, 폐기처리 등의 인간 활동 방식에 따라 폐기물의 영향력은 달라진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올 2월 국제고형폐기물협회(ISWA)와 공동으로 <2024년 글로벌 폐기물 관리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7억명에 해당하는 인구는 폐기물을 모아서 처리하지 않고 주변에 그대로 버리거나 방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는 폐기물 처리가 3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을 기준으로 세계 전체 폐기물의 62% 정도는 처리 또는 관리가 가능하지만(매립 30%, 재생 19%, 에너지 자원화 13%), 38%는 관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립한 폐기물도 토양을 오염시키지만, 적어도 38% 이상의 폐기물은 고스란히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지역별 고형 생활폐기물 배출 정도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총량 기준으로는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이 2020년 기준으로 5억 7천만톤에 이를 정도로 많은 양을 배출했다. 북미지역의 3억 백만톤, 서유럽지역의 1억톤 수준에 비하면 압도적인데 인구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인당 배출량을 보면, 북미지역이 1인 1일 2.3킬로그램, 서유럽인 1.5킬로그램, 호주와 뉴질랜드가 1.4킬로그램 수준으로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700그램 수준의 2-3배를 능가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2050년에 이르기까지 인구 증가가 고형 생활폐기물 증가에 끼치는 영향력은 30%에 불과하고 70%는 경제성장이 끼치는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폐기물 줄이자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거나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영향력을 최소화시킬 필요는 시급하다.
생활폐기물의 생성, 이동, 폐기 과정은 탄소를 배출하며 기후변화 위기에 영향을 끼치고, 무분별한 폐기 관행은 자연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쳐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유발하고, 자연적 사회적 환경을 오염시킴으로써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형 생활폐기물의 배출 규모를 줄이고 재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등적인 국제적 노력이 절실하다. 1인당 배출량이 월등히 높은 선진국은 생활폐기물의 생성과 폐기 규모를 혁신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생활폐기물을 99% 수거하여 처리한다 하더라도 북미의 경우 재생과 에너지화 비중은 50% 미만이고 매립 비중이 53%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유럽 선진국들의 재생 및 에너지화 비중은 90% 수준에 이르지만, 이 과정에서 2단계로 탄소가 배출되고 폐기물이 파생될 수밖에 없다. 재생 및 에너지화 비중이 20% 미만으로 폐기물 처리 관리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서는 국제개발협력 차원에서 기술 및 정책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사회경제적 활동은 모든 개인과 국가의 건강한 욕구이다. 생활폐기물의 증가는 일상생활의 역동적인 변화의 결과이랄 수 있다. 그러나 생활폐기물의 누적 속도가 삶의 질 향상 속도보다 더욱 빨라진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이랄 수 없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질의 사용 수명을 연장시켜야 한다. 관리 방식과 의식을 혁신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구성이 100년이 넘는 콘크리트를 범용화할 필요도 있고, 폐기물이 효과적으로 재생되거나 재활용되도록 소비와 관리 생태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 고형 생활폐기물이 우리 삶을 짓누르기 전에 우리가 먼저 폐기물을 통제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을 통해, 자연은 인간을 통해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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