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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해외직구의 소비자 선택권, 안전과 산업피해 대응 2024-06-04 11:16:57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0, 추천 3


* 아래 글은 대한경제 2024. 6. 3.에 게재한 [시론]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406030839106550252


해외직구의 소비자 선택권, 안전과 산업피해 대응


돈이냐, 안전이냐? 사익이냐, 국익이냐? 소비자의 선택권인가, 산업보호인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과 정부의 합리적 선택이 상충한다면 제3의 선택은 어떻게 가능할까? 지난달 16일 정부가 어린이용품, 전기용품과 생활용품 80개 품목에 대해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 금지 조치를 발표하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사흘 만에 대통령실이 정책 철회와 사과를 발표했지만, 쟁점은 소멸되지 않았다. 합리적인 제3의 선택이 필요하다.

쟁점의 발단은 해외직구의 급증세이다. 중국의 3대 온라인 쇼핑몰(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이 대량의 초과 공급량을 저가로 공급하면서 일부 품목에서 인체 유해 물질이 검출되거나 사용 안전이 우려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 구매액은 6조 6819억원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16.8% 상승하여 10년 만에 4배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액은 1조 6972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연평균 10.7% 성장하여 2.5배 증가했다. 이 기간에 전체 상품 수출액과 수입액이 각각 연평균 1.1%와 2.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해외직구의 증가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 쇼핑몰이 해외직구 총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5.4%에서 2023년 48.3%, 올 1분기에는 57.0%로 급성장했다. 미국의 비중은 2022년 33.6%에서 올 1분기에는 22.8%로 하락했다. 중국과 미국의 편중도가 79.7%(1분기 기준)로 절대적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정부는 시장에서 안전한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되도록 모니터링하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 해외직구에 대한 규제 조치와 소비자 선택권 주장은 모두 단면적이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 자칫 시장경제 원리와 공정한 무역 거래 규범을 편향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
정부가 80개 해외직구 품목에 대해 일률적으로 안전 인증(KC)을 요구한 것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책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방법과 절차가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소비자에게 거래비용을 과다하게 전가한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졌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공정한 거래 질서의 작동을 전제로 한다. 만일 공급자의 덤핑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면, 시장경제 질서가 소비자의 이익 추구행위만 보장해서는 공정할 수가 없다. 무역구제제도 또는 산업피해 구제제도는 상품무역에서 공급자(수출자)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수입국의 보복조치를 정당하게 보장하는 통상정책이다. 이를테면 수출자가 덤핑행위나 정부 보조금으로 수입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수입국의 관련 산업은 이로 인해 부당하게 경쟁력이 약화되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산업연관효과를 고려하면 국익이 감소하게 된다.

급성장하는 해외직구 시장에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이 정당하게 확보되려면, 정부의 적절한 모니터링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는 해외직접 거래시장의 무분별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제해야 한다. 국내 산업피해나 예상치 못한 수입 급증이 밣생한다면 대응조치를 발동해야 한다. 반덤핑관세나 세이프가드 발동은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이 목적이 아니라 국내 산업피해의 대응책이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과 시장 안정화를 통해 소비자 이익을 확보하는 안정장치가 된다.

해외직구의 불편한 진실을 시급하게 해소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권,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 소비자의 안전, 국내 산업보호 등의 정책 목적을 정당하게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해외직구 상품도 국내 온라인 거래 상품과 동일한 원칙에 따라 인체와 환경 유해 요소를 감시해야 한다. 내국민원칙의 국제통상규범에도 부합한다. 다만 일률적 규제가 아닌 선택적 감시 기능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사익 여부를 떠나 국익 차원에서 예방적 조치로 강화되어야 한다. 해외직구의 특수성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소비 측면만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주요 교역국과 상호 인정 협정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 서로가 상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거래비용을 줄여야 한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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