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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의 영향과 기업의 대응 방향_한국경영자총협회 4월호 2025-04-07 20:31:08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147, 추천 1144


* 아래 글은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KEF e메거진 4월호 Issue & View(pp.2-3)에 게재한 칼럼 전문(全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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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관세정책의 영향과 기업의 대응 방향

김태황 / 명지대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트럼프 대통령의 ‘심술’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210억달러 대미 투자를 발표하던 날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훌륭한(great) 기업이라고 연호했다. 이틀 후 현대차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신공장 준공식을 거행하던 날 백악관은 모든 수입 자동차에 예외 없이 4월 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다. 미국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6일 하루에 2% 급락했고 연초 대비 8.8%가 하락했다. 정부효율부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인 테슬라 자동차의 주가는 대통령 취임일 대비 3월 27일 현재 35%가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정책적 선택이 시장에서는 역으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2기의 관세정책은 무모하다. 미국 우선주의와 산업 보호주의의 논리를 고려하더라도 막무가내식이다. 대공황 직후 1930년 제정한 악명 높은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가장 강력한 보호주의적 창칼이다. 미국이 선도하여 창설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통상규범을 파기하거나 왜곡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5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4배 높다”라고 발언한 것은 교묘한 대중 선동적 의중을 방증한다. 미국이 WTO를 통해 양허한 단순평균 기본관세율은 3.3%이고, 한국은 13.4%이고, 농산물을 제외하면 미국은 2.4%, 한국은 6.5%이다. 이는 양국 간에 실제로 적용되는 관세율이 아니다. WTO 회원국 모두에게 허용된 최혜국대우원칙의 기본세율이다. 한미 양국은 2012년 자유무역협정(FTA)를 발효함으로써 99% 이상의 품목에 대해 상호 무관세(0%)로 교역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궁여지책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대내적으로, 미국의 연방 재정적자 규모는 2014년 4,874억달러에서 2024년 2조 280억달러로 10년 사이 약 4.2배 증폭되었다. 대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2014년 3,911억달러에서 2024년 1조 100억달러로 2.6배 증대되었다.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 발행국이 아니라면 벌써 모라토리움(채무지불유예)이 선포되었어야 할 것이다. 비록 달러 발행국일지라도 재정 순지출과 대외 자본 순유출이 확대되고 가속화된다면 미국으로서는 재정 부담, 달러 가치 하락,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실행되고 유지된다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는 수출 감소와 구조 변화, 산업과 투자 위축,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고용 감소, 교역 리스크 증대 등의 연계적인 부정적 효과가 유발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과 무역의 위축, 중국 및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교역국들의 대응 보복조치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는 철강, 자동차 및 관련 부품, 반도체 등 주요 대미 수출 산업에 증폭된 불확실성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를 궁리해야 한다. 수입 관세 부과뿐만 아니라 이를 지렛대로 삼아 우리나라가 금지하고 있는 월령 30개월 이상 소고기와 유전자 조작(GMO) 대두류 수입이나 통신서비스 분야의 통신망 사용 관련 이슈 등의 개방과 나아가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산업계와 연구자들이 효과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하지만 품목별 관세정책의 위협이 어느 정도에서 얼마나 지속할지가 유동적이므로 적절한 묘책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와 변덕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근린 궁핍화의 관세정책은 미국 내에서도 소비 위축, 기업의 비용 부담 증대, 물가 상승, 생산체계의 변동과 산업구조조정, 경기 둔화 등을 초래하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 역행적인 관세정책이 글로벌 가치와 통상규범을 저해한다고 훈계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 안일하다. 기업과 종사자와 산업계에는 일시적인 충격이라 하더라도 여진은 파장을 크게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기업과 산업은 난감하다. 2016년 이후 사드 배치와 미중 패권경쟁의 심화로 인한 중국 리스크를 부담했었는데 이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미국이 산업 환경을 고려한 민감 품목에 중점을 두는 선택적 관세 부과 방식을 시행할 것이므로 우리 전체 산업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공산품이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으므로 적확하게는 상호관세의 위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럭비공처럼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르는 통상압력에 다각도의 대비책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우리 기업은 침착하게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소나기를 피하려고 당장 콘크리트 시설물을 짓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 트럼프식 관세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 국내 경제든, 글로벌 경제든 건실해지려면 투자, 생산, 유통, 소비의 순환구조가 활발해야 하는데 약탈적 관세는 경제적 대동맥을 억누르게 된다. 세계경제는 돌이킬 수 없이 글로벌화되었다. 그런데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는 다른 교역국들이 미국의 관세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리라는 기대치를 전제로 한다. 연초 캐나다, 멕시코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은 교역국 간 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우여곡절이 발생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변동성이 높은 관세정책의 입맛에 맞춰 파도타기에 편승하기보다는 단기적 제약을 감수하더라도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분명하게 유의해야 점은 우회수출과 우회덤핑 행위로 오해받을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철강 및 관련 제품에서 중국산 사용이 가공과 조립 단계를 거치면서 한국산으로 원산지가 변경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엄격해야 한다. 미국의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한 제재는 장기화될 것이므로 원가 절감의 유인력이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오래된 숙제이지만,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다각화와 제품 차별화의 촉진은 필수적 과제이다. 관세 부과로 중간재 구매 가격이나 최종 소비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상품에 대한 충성도(loyalty)와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창의적 상품 관리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는 상품과 시장의 분산은 생산비용과 거래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이 평균비용을 낮추고 거래관계를 안정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 교역국의 정책적 변동성이 증폭되는 경우에는 리스크 분산이 유효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우리가 골리앗에 맞서기 위해 다윗 오디션을 개최할 수는 없다. 미국 시장에서 생존하고자 우리 국내 시장과 산업 공동화를 자초할 수도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에 대한 일방적인 통상압력에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정부가 우리 기업과 산업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거듭 설득하여 소나기를 피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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