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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11> 환경 보전을 위한 무역체제 2018-05-30 13:14:47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81, 추천 22


* 아래 글은 월간지 <에코비전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칼럼>으로써 2018년 6월호 pp.58-59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환경 보전을 위한 무역체제

  올 5월 3일 세계무역기구(WTO)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국제연합(UN) 구테레스사무총장을 만나 WTO의 2018년 근간 보고서를 전달했다. 보고서의 주제는 UN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무역이 중심적인 역할을 영역별로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다룬 것이었다. 즉 국제무역이 경제적 영역, 사회적 영역, 환경적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것인가를 제시한 것이다. 4장 무역의 환경적 영역에서는 환경 상품과 서비스 무역을 활성화하고 어업 보조금 지급의 부작용을 개선하여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도 이루고 환경(특히 해양 환경)도 보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제사회에서 환경 이슈와 국제무역을 연계하여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1970년대 초이지만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국제무역이 중심이 되었고 환경 이슈는 부차적으로 다루어왔다. 하지만 2000년 9월 UN의 191개 회원국들이 서명한 새천년개발목표(MDG)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국제무역의 경제적 이익보다 환경 보전을 우선시하려는 분위기와 전략적 구도가 형성되었다. 2016년에 UN이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에는 이러한 전환이 더욱 뚜렷해졌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무역의 역할은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환경 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및 소비에 걸림돌이 되는 무역 장애요소를 제거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 보전에 보다 효율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무역을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것이다. 소극적인 측면의 전자보다는 후자의 역할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거의 국제무역과 글로벌 환경 이슈의 대립적 관계를 상호 보완적 관계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WTO에 따르면 글로벌 환경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여 2020년에는 연간 2조달러 규모가 될 것이고 각국 기업들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환경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 규제의 완화 조치와 무역 촉진 조치는 통합적으로 이행할 때 시너지 효과가 증대될 것이다. 이를테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조명기구, 풍력 및 태양력 발전 설비 등의 생산과 무역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무역 규제 조치들을 완화하거나 철폐함으로써 환경 상품과 서비스의 기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풍력 터빈의 무역 규모는 2000년 1억 8,500만달러에서 2014년 32억달러 수준으로 17배 이상 확대됨으로써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일반 상품들의 연평균 성장률이 9%이하였던 점과 비교해 보면 괄목할만한 성장세이다.
  한편 WTO는 2017년 제11차 부에노스아이레스 각료회의(Ministrial Conference)에서 어업 보조금에 대한 논의를 채택하고 차기 2019년 각료회의에서 과잉 해양 어획을 지원하는 어업 보조금을 금지할 것을 추진 중이다. 과거에도 해양 거북과 포유류 남획을 금지하고 감시해 왔지만 일반 해양 어류에 대해서도 과잉 어획을 제재하려는 것이다. 이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 14번의 “대양, 바다 및 해양 자원 보존과 지속가능한 사용” 목표와 직결되어 있다. WTO가 국제무역을 UN의 환경 이슈와 연계시키는 공조의 노력으로 보인다. 국제사회 전체로 보면 어종 고갈로 인해 연간 500억달러의 손실을 추산하지만 정작 어업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들은 수산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려도 있다.
  무역과 환경 정책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시너지효과를 배가하기 위해서는 환경 상품과 서비스 생산자들을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수요자(소비자)에게 연결시키는 일이 우선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대한 편익 공유 체제를 형성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환경 상품과 서비스 생산자 대부분은 선진국 기업들이므로 환경 친화적 상품과 서비스 생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반면에 개발도상국의 전통적인 생산방식에는 환경 훼손이라는 이유로 제재를 가한다면 자칫 국가 간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환경 이슈가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시장 개방 요구와 수출 확대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오히려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 개발도상국의 중소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상품 생산과 무역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는 체제를 우선적으로 구축해 나아가야 한다.
  환경 보전이 글로벌 목표라면 경제 개발은 개발도상국의 우선적인 목표이다.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려면 경제 개발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특히 무역을 위한 개발 지원을 혁신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WTO 내에서 무역과 환경 이슈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란 지난 20여년 동안 그랬듯이 난항을 거듭할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국제무역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경제 활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적 영역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여겨왔다. 이제는 역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제적 경제 활동의 공조와 지원이 절실해졌다. 국제무역이 환경 보전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할 지는 사실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태도와 지원책에 달려있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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