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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12> 무역과 환경을 잇는 지역무역협정(RTA) 2018-08-09 20:41:52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40, 추천 26


* 아래 글은 월간지 <에코비전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칼럼>으로써 2018년 8월호 pp.62-63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무역과 환경을 잇는 지역무역협정(RTA)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무역을 활용하는 국제적 움직임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유엔 차원에서 추진해 온 기후변화협약처럼 국제사회가 함께 논의해 온 다자협상(multilateral negotiation)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무역협정(FTA)처럼 개별 국가 사이의 양자협상(bilateral negotiation)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들이 공감대를 이루어서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해타산이 복잡하게 얽힌 여러 국가들이 협약을 심도 있게 한결같이 이행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일반적인 무역 협상처럼 환경과 무역이 연계된 국제 협력도 다자협상의 목표를 추구하되 양자협상을 디딤돌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환경 보호를 위한 무역 체계의 개선 또는 무역 활성화를 위한 환경 보호 체계의 개선은 당사국의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분명하므로 당사국 간 맞춤형 협상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FTA를 포함한 양자간 또는 소수 국가들 간 지역무역협정(Regional Trade Agreement)이 무역 활성화만큼 환경 보호 성과를 달성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발간한 두 개의 연구 자료(working paper)에 따르면, 2016년 현재 177건의 지역무역협정 가운데 대부분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도록 환경 관련 조항이나 장(章)을 명시적으로 구성하였으나 이행 점검과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협정은 18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행 점검과 평가 보고서는 당사국들이 환경 보호 수준을 높이고, 환경법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고, 환경 관련 사안들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환경 체계 개선에 대중 참여를 증대시키고, 상호 환경 협력을 보장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행 점검과 평가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WTO의 다자협상과 연계하여 낮은 수준에서라도 지역무역협정이 환경 보호 규정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당사국들이 협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지역무역협정이 회원국들 간 무역 활성화에 집중하는 것은 본질적이고 당연하다. 환경과 연계된 무역의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2010년 이후 지역무역협정에서 환경 관련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온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지만 당사국들이 협정에서 명시한 환경 관련 규정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에는 서로가 꺼리거나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 보호가 지구촌 모두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지만 모두가 절실하게 이행하지는 않는다. 더욱이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다자체제에서는 이행하지 않더라도 제재할 수가 없다. 양자협정을 포함한 지역무역협정의 이행 여부는 환경 보호의 다자간 이행 여부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역무역협정은 협정마다 각기 다른 환경 사안을 포함하면서 당사국들의 현실에 적합하도록 직접 협상하였기 때문이다. 지역무역협정이 지구촌 환경 보호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다자협정이 직접적으로 성과를 내기는 요원할 것이다.
  지구촌의 절실한 환경 현안을 보다 효과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역무역협정의 환경 관련 규정의 중요도를 높이고 이행을 촉진해야 한다. 먼저 당사국 각자가 환경 보호 규정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한 결과를 공개하는 체계를 확연하게 강화해야 한다. 지역무역협정의 체결-이행-점검-평가-재협상의 순환 과정을 작동시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각 지역무역협정의 회원국들이 미국과 유럽연합의 이행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수월하게 응용할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을 확충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미국은 1997년에 합의한 제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을 2001년에 가장 먼저 탈퇴한 적이 있고, 2015년에 체결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파리기후변화협약)도 또다시 탈퇴하였는데, 역설적으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이 직결된 양자 간 지역무역협정에서는 환경 관련 사안들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는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당사국들 간 이행 가능한 부분들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아가야 한다. 환경 보호는 단기적 이해타산을 넘어 장기적 생존의 문제이다. 징검다리가 튼튼해지고 연결성이 높아지면 지역무역협정은 무역과 환경을 잇는 일반 교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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