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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17> 베이징의 하늘이 달라졌다 2019-06-02 01:56:48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07, 추천 3


* 아래 글은 월간지 <에코비전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칼럼>으로써 2019년 6월호 pp.58-59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베이징의 하늘이 달라졌다

  20년 만에 베이징의 하늘이 달라졌다. 유엔환경계획(UNEP, UN Environment Programme)은 올 3월 “베이징의 대기오염 통제 20년 관찰”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중국이 대기오염을 주제로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1972년 제정) 행사를 주최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베이징이 강도 높은 대기오염 통제 프로그램을 시행한 지 20년이 된 2017년 베이징의 아황산가스(SO2)와 이산화질소(NO2)는 각각 93.3%와 37.8%, 미세먼지(PM10)는 55.3%가 감소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2013-2017년 사이 3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필자가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확연히 달라진 숨쉬기(!)에 내심 놀랐다. UNEP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의 92%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지 못하고 있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700만명 가운데 400만명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베이징의 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 20년간 서울에서는 파란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날이 오히려 현저히 줄었다.
  악명 높던 베이징 하늘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베이징의 대기오염 대책은 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왔다. 실효성 있는 대기 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관련 법제화와 시행, 체계적인 계획, 강력한 실제 적용 기준과 감시 역량 강화, 강도 높은 공공 환경 인식의 제고 등을 우선적으로 이행했다. 대기오염 유발 기업 폐쇄, 환경 친화적 기술 전환, 노후 차량 조기 폐차, 전기차 도입 등에 다양한 재정 지원(보조금)을 이행하였는데, 2013년 약 30억 위안 규모가 2017년에는 180억 위안 규모로 6배 증대되었다. 도시 전체에 1,000개 이상의 대기 질 관리 센서를 설치하여 6대 주요 오염원을 총체적으로 관리한 점도 주효하였다. 화력 발전소 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한 결과 20년만에 화력 발전소의 배출 초미세먼지는 97%, 아황산가스는 98%, 산화질소는 86%를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 차량의 배기가스 통제 정책은 노후 차량 통제뿐만 아니라 경유 중과세, 연료 품질 통제, 청정에너지 활용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추진되었다. 특히 “베이징 2013-2017 청정 대기 행동계획”은 가장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대기오염 통제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베이징과 주변 지역과의 정책 협력의 결과로 텐진, 허베이 등 베이징 주변 지역의 초미세먼지(PM2.5)도 2013-2017년 사이 25% 감소하였다.  
  지난 20년 사이 베이징의 지역총생산(GRDP)은 1078% 증가하였고, 인구와 차량도 각각 74%와 335%가 증가한 반면 대기오염 정도는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UNEP의 이 보고서가 중국의 자체 통계 결과에 근거하여 작성되었으므로 순수하게 객관적이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성과의 방향과 추세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 하늘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는 방식의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적 계획과 실천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중국처럼 집중된 권력에 의한 일률적인 통제가 어려우므로 대기오염에 대한 정보의 생산과 공개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대기오염의 심각한 상태와 변화 가능성을 절실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대기오염의 원인조차 명확하게 조사하여 발표하지 않는 것은 공공 대책의 책임과 신뢰를 약화시킨다. 석탄 화력발전, 산업시설, 경유 차량 등의 국내 유발 영향 정도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영향 정도에 대한 엄밀한 조사와 분석 결과조차 공유되지 못한 상황에서 석탄 화력발전 중단, 공장 가동 통제, 차량 5부제 또는 2부제 등의 조치를 제각각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실체도 모르고서 무작정 감기약을 배포하는 것보다는 독감 백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저탄소 에너지와 경제 발전 모델을 통합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UNEP는 대기오염이 세계경제에 매년 5조달러의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추산한다. 우리나라 GDP의 3배 이상 규모이다. 대기오염은 곡물 생산의 저하, 근로자의 건강과 생산력 저하는 물론 상품과 서비스의 국제무역과 소비도 위축시킬 것이다. 사람들은 호흡기의 불편하더라도 지갑이 채워진다면 감내할 수 있어도 호흡기의 불편으로 지갑마저 비워져 빈곤으로 추락한다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숨쉬기 쉬운(!) 파란 하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절실하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장기간 막대한 대가를 지불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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