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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논단 36>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 블랙박스로 줄이자. 2020-07-28 19:08:04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25, 추천 16


* 아래 글은 <건설경제> 신문 2020. 7. 28. 일자 27면에 게재한 기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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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 블랙박스로 줄이자


’안전‘이 우리 사회의 최대 관심사이다. 교통사고와 같은 일상적인 안전사고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전염병으로부터도 위협받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6월 중 비바람이 몰아친 며칠 사이에 무려 100여명이 벼락을 맞아 사망했다고 한다. 2018년에는 2,300여명의 인도 국민이 벼락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실 인류가 탄생한 순간부터 개인과 종족의 생존 안전은 최우선 과제이다. 의료 시스템과 국민 의식 수준이 세계 최고인 미국에서 오히려 전염병이 더욱 창궐하고 있는 역설적 현실은 비웃을 일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공격할 수 있는 복병은 언제 어떻게 돌출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건설현장에서 가장 위압적인 기계는 타워크레인이다. 건설공사의 타당성, 효율성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필수적인 기계장비이지만, 키가 크고 팔이 길다 보니 자칫 운동력의 균형을 잃고 안전사고에 노출될 개연성도 크다. 지난해 건설업 산업재해 사망자수 485명 가운데 18명이 타워크레인 운행의 안전사고로 희생되었다. 건설현장 재해의 대부분이 근로자의 낙상이나 자재의 추락으로 인한 사고인 점을 고려해 보면 타워크레인은 27개 건설기계 가운데 안전 강화를 집중해야 할 대상이다.

타워크레인의 구조적 안전은 기계 및 장비의 결함이나 점검과 연계되며 국토교통부 관할의 “건설기계관리법”의 규제를 받는다. 반면에 조종 기사와 작업자가 참여하는 설치, 상승, 해체 및 운행 작업 중 안전은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혈통이 다른 ‘기계’와 ‘근로자’를 상호보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91~2017년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들의 77.4%는 설치, 상승, 해체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13.1%는 인양 작업 등 운전 중에 발생한 반면에 기계나 장비의 결함에 의한 사고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검사 대행자 총괄 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올해 상반기에 “타워크레인안전실”을 신설 확대한 것은 바람직한 개편이라 판단한다. 그렇지만 구조적 안전사고보다 작업 중 안전사고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과감한 예방책을 시행해야 한다.

과속방지턱, 졸음쉼터, 카메라의 설치는 도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대안적 조치이다. 화려한 교통안전 캠페인이나 사후 처벌 강화보다 훨씬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정착되었다.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 대책도 마찬가지이다.

블랙박스의 설치가 효과적인 사고 예방책이 될 것이다. 타워크레인에 블랙박스를 설치하자는 법안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었다. 하지만 그저 조종사 앞 시야를 비춰주는 정도의 일반 차량용 블랙박스로는 유효한 사고 예방 정보를 수집하기 어렵다. 항공기의 운행 기록처럼 타워크레인의 운행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2018년부터 적용하고 있는 설치, 상승, 해체 작업에 대한 단순 영상 자료 보존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촬영 정보 못지않게 지브(jib)의 이동 속도와 각도, 비정상적 작동 경로, 인양 중량 등 물리량 정보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조종 기사의 사생활 침해를 우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이 우선이다. 조종 기사 자신을 포함한 안전이다. 운행 기록도 조종사 감시용이 아니라 기계의 작동과 운행 정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4-500만원 정도의 설치 비용은 안전의 수혜자인 발주자와 시공업체와 임대업체가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000개 이상으로 추산되는 영세한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안전 의식 고취와 자율적인 안전 강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한다. 마스트용 볼트와 핀, 타워크레인 자체의 내구 연한을 각각 5년과 20년으로 제한하고 작업자에 대한 특별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임대업체의 안전 의식과 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전사고의 복병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발생한 27건의 사고 가운데 85%가 소형 크레인 사고였다.

기본적으로 발주자가 적정 안전비용을 공사비에 합리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즉 건설 근로자와 임대업체와 현장 시공업체와 발주자 모두가 안전의 기회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공사비와 기계 임대료와 인건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 최저가낙찰제와 임대업체 간 과당경쟁에 의한 저가 임대료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부실한 기계의 안전관리, 부실한 안전 작업과 운행, 부실한 안전 준칙 등의 비용 절감 행태는 그림자처럼 따라 올 것이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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