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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24> 유럽엽합(EU)의 코로나 이후 녹색 경기 부양책 2020-07-30 17:03:33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40, 추천 14


* 아래 글은 월간지 <ECOVISION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이슈>로써 2020년 8월호 pp.66-67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http://www.ecovision21.com/article/칼럼/1002/1700/

유럽엽합(EU)의 코로나 이후 녹색 경기 부양책

세계 각 국이 포스트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으로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올해 3월 약 2,600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으며 5월엔 하원이 약 4,100조원의 추가 집행을 가결했다. 일본도 올해 4월 1,20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기 회복 지원책의 두 배 규모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5월 27일 회원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7,500억유로(약 1,020조원)의 경제 회복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금의 3분의 2는 지원금 형태로, 3분의 1은 대출금 형식으로 재정 운용과는 별도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27개 회원국의 동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지원이 전체의 4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EU와 별도로 올해 6월초 약 176조원의 경기 활성화 지원책을 발표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경기 부양책의 방향과 초점이다. EU의 경기 부양책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발표한 ”유럽 그린딜(Green Deal)“과 ”유럽 그린딜 투자계획“과 직결되어 있다. 녹색산업이 경기 부양책의 주축을 형성하는 구도이다. 독일의 경우에도 세금 감면과 가계 지원을 제외한 실질적인 산업 지원금 가운데 녹색산업이 38%를 차지할 정도로 중심축을 이룬다. 수소산업과 전기차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인데, 재생에너지 전기요금 보조금, 그린수소 투자, 전기차 구매 혜택과 충전소 확대 등이 지원 대상이다. 2021년말까지 순수 전기차를 구매하면 약 820만원의 보조금도 지급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도 경기 부양책으로 전기차와 수소 산업 지원안을 확정했다. EU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과 그린딜 정책을 일석이조로 추진하고 있다.

EU의 녹색 경기 부양책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글로벌 경제위기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으로는 대상이 편협해 보일 수도 있다. 반면에 폰 데어 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적인 기후변화 대응 그린딜 정책의 기대감에 견주어 보면 역시 미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EU의 경기 부양책이 그린딜 정책의 틀에서 추진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지향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경기 부양책이 단기적인 효과만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친화적인 녹색산업 발전은 외면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이지만 각국은 비용 부담을 꺼리고 있다. 개별 국가가 지출하는 비용에 비해 기후변화 개선의 효과는 지구촌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무임승차자가 많아지면 버스 운행은 중단된다. EU가 그린(green) 투자를 확대하고 녹색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은 경기 부양 이후의 바람직한 산업구조를 예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급한 불부터 꺼야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진압을 하느냐에 따라 불이 꺼진 이후 상황은 달라진다.

둘째는 EU의 녹색 경기 부양책은 중대한 에너지 전환을 지향하고 있는 점이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와 산업을 그린 에너지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은 에너지원(源)과 효용의 대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전환의 본질은 기후변화의 대응이고 환경 재생이다.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생산과 사용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의 산업 수요와도 맞물려 있다. 수소 에너지는 수소 산업 기술과 직결되어 있다. 태양열과 풍력의 재생 에너지는 전기차 기술 및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EU의 경기 부양책이 경제 회복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에도 기여한다면 EU는 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상승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회원국 간 연대의 증진이다. 지구촌 환경의 보존과 회복은 자연과 인간의 연대감의 증진이다. 개인이나 개별 국가 차원에서의 독립적 추진은 실효성이 없다. EU 27개 회원국이 지구촌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지구촌 환경 연대를 주도할 수는 있다. 녹색 경기 부양책이 회원국의 연대감을 증진시키고 환경 친화적인 산업구조를 주도해 나아간다면 EU의 그린딜 정책은 기대해볼 만한 환경 대안이 될 것이다. 물론 기금의 3분의 2를 지원금 형식으로 지출하는 방안에 대한 역내 반대 입장도 분명하다. 재정 기반이 견실한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는 회원국 간 연대감도 중요하지만 지원 대상국의 우선적인 부담 책임을 강조한다. EU의 연대감은 획일적이지 않고 역동적이고 다차원적으로 형성되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6월 30일 한-EU 화상 정상회의에서 유럽 그린딜의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9년에 10조원 규모의 “녹색성장 5개년 계획(2009-2013)”을 수립했었다. 당시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 Carbon Capture & Storage)에 대한 투자 계획은 우리나라가 선구적이었다. 2010년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에 대한 주도적인 견지를 선도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동력을 상실했었다. 이제 실기를 만회하고 재도약할 또 한 번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중심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으로 2025년까지 160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태황/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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