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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논단 40> 뉴딜, 그린딜, 한국판 뉴딜 2020-11-19 23:40:37
작성자 : 김태황   조회 235, 추천 13



* 아래 글은 <e대한경제> (구. 건설경제) 2020. 11. 17 [시론]에 게재한 전문을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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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그린딜, 한국판 뉴딜

온 세계가 코로나19 감염병에 침탈당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한꺼번에 침체의 늪에 빠졌다. 동아줄을 던져 힘차게 끌어당겨야 하는데, 튼튼한 줄을 던지려니 끌어당길 힘이 약하고, 가는 줄을 세게 끌어당기려니 줄이 끊어질 지경이다. 경기침체기에 전가의 보도는 “뉴딜정책”이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에서 “사이버코리아21” 정책을 시행하면서 한국판 뉴딜정책을 내세웠고, 이후 역대 정부마다 특징적인 뉴딜정책을 활용했다. 문재인정부도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12개 과제, “그린 뉴딜” 8개 과제, 안전망 강화 8개 과제에 총 160조원(국비 114조원)을 투입하여 우리 경제와 사회를 구조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직접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기도 했다.

1933년 미국이 대공황 탈출을 위해 도입한 ‘뉴딜정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댐 건설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임자 공화당 후버 대통령의 재정 확대 정책과 실업 구제 정책을 확대 계승하였다. 미국의 뉴딜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과 소비를 회복시키고 금융과 농산물 시장의 안정화를 추진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하였고 사회보장제도의 초석을 세웠다. 댐 종사자들이 거주하는 볼더시(Boulder City)가 건설되었고 40분 거리의 라스베이거스가 소비 도시로 발전했다. 뉴딜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사회경제적 체제를 구조적으로 전환시킨 역사적 물줄기였다.

유럽연합(EU) 신임 집행위원장 폰데어라이엔은 지난해 12월 그린딜(Green Deal) 정책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zero)이 되도록 사회 경제 체제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 배출을 흡수하는 새로운 에너지와 산업과 사회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U는 실제로 1990~2018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을 61% 증가시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23% 감축시켰다. 그린딜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식품 생산, 생물 다양성 보존,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그린뉴딜 정책은 2008년 영국이 먼저 탐색하였고, 2009년 브라질 G20 정상회의가 수용한 후 마침내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부각되었다.

우리나라는 올 초 ‘그린 뉴딜’을 주창하다가 7월 종합계획을 통해 “한국판 뉴딜”로 명칭을 확장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린 뉴딜도 한국판 뉴딜도 새로운 명칭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지속가능발전법」, 2010년에「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2012년에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각각 제정하여 일찌감치 녹색성장 이니셔티브에 주도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그 발걸음이 중단되었다가 이제 다시 그린뉴딜 정책으로 기지개를 펴는 셈이다. 디지털 뉴딜도 마찬가지이다. 2004년 참여정부에서도 IT 뉴딜 또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했었다.

과거에 추진한 정책이라고 해서 현재 실효성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환경 변화와 정책 의지에 따라 수정 보완하여 활용할 경우 정책 효과를 배가시킬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곡해되고 오판한 사안들을 되돌아보고 교정해야 한다.

먼저, 그린 뉴딜에서 그린(Green)에 방점을 찍을 것인지 뉴딜을 강조할 것인지를 논쟁하는 일은 소모적이다. 토목사업은 적폐 대상이고 그린은 고상하다는 폐쇄적 사고방식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테면 수소차와 자율 주행차의 개발은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이고 자율 주행차 전용 도로 건설은 토목사업이기 때문에 그린 뉴딜에서 배척해야 된다는 식의 오류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그린과 디지털은 사회경제적 활동의 대안적 방식이다. 그린과 디지털 방식을 통해 토목과 건축 사업을 혁신하는 것이지 그린과 디지털이 산업의 본질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뉴딜정책과 EU의 그린딜정책에 견주어 보면, 한국판 뉴딜정책은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통합적 전략에 따라 추진되어야 한다. 재정 투입의 확대가 능사가 아니다. 단기적인 정부 실적을 드러내기 위한 선언이 성공조건이 될 수 없다. 한국판 뉴딜은 생활양식의 전면적이고 구조적인 전환을 필요로 하므로 연속성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코로나19의 늪에서 한국경제를 끌어 올릴 동아줄은 단단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단번에 잡아당겨 올리려고 과욕이나 자만을 부려서는 안 된다. 뉴딜은 원동력이지 속도가 아니다.

김태황/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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