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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칼럼 27>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2021-01-28 02:27:14
작성자 : 김태황   조회 164, 추천 11


* 아래 글은 월간지 <ECOVISION 21>(www.ecovision21.com)에 격월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국제환경이슈>로써 2021년 2월호 pp.62-63에 실은 전문(全文)을 옮긴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명확하고 단호한 선거공약은 취임하는 날에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우선 국정과제로 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 인종 평등 및 기후변화 대응을 선언했는데, 앞의 두 과제는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현안이고, 뒤의 두 과제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대척점에서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대내외 정책 추진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흥미로운 점들이 있다. 특히 저탄소 경제와 친환경 정책 추진에 기대감이 쏠린다.

바이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큰 줄기는 인권, 가족, 포용, 유대감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변호사 활동 초기에 로펌을 떠나 국선변호인의 역할을 선택했고(경제적 어려움으로 다시 로펌으로 돌아갔지만), 교통사고로 아내와 장녀를 잃은 후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역대 다섯 번째 최연소로 당선된 상원의원직을 포기하려 했다. 40대 후반에 뇌동맥 파열로 사경을 헤맨 적도 있었다. 36년간 상원의원과 8년간 부통령 활동에서는 국제적인 분쟁 해소의 외교력을 기울였다. 바이든의 50년 동안의 직업 정치 활동은 트럼프의 45년 비즈니스와 4년 백악관 활동과는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바이든은 1986년 상원에서 최초의 기후변화 대응 법안들 가운데 하나를 도입했다. 외교관계위원장직을 수행했을 때에는 기후변화 청문회를 수 차례 개최하면서 관련 결의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열대림을 보존하기 위해 당사국의 외채를 탕감하는 조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열대림보존법을 주도했다. 2009-2016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는 탄소배출의 획기적인 제한, 차량의 연비 기준 향상, 재생 및 청정 에너지 사용의 증대 및 파리기후변화협약 달성을 위한 국제적 연대 독려 등의 친환경 활동을 이어왔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우선적인 정책이 바이든의 정치철학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정책 기조에 근착해 있으며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표방한 공약의 연장선이다. 그렇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긴박해지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구성의 변화와 맞물려 순수한 환경 보호 자체의 목적을 넘어 국내적 및 국제적 이슈를 반영하는 양면적인 영향력을 나타낼 것이다.

먼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환경 우선 정책은 미국 내 산업구조 혁신 투자와 중첩되어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선캠프는 매년 5,000억달러의 연방 예산을 투입하여 2050년까지 100% 청정 에너지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이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의무만이 아니라 기회라고 단언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 정의를 세우기 위해 연방 예산 1조 7,000억달러를 포함한 주정부와 민간의 총투자 규모를 5조달러 이상으로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미래 청정 에너지 경제에 대한 연구와 혁신을 위해서도 10년 동안 4,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탄소 순배출량 제로(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행정명령을 단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러한 미래 친환경 산업 혁신과 투자의 대대적인 확충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우리 기업에게도 솔깃한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기업이 수소차, 충전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관련 상품 수출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역으로 미국의 대대적인 환경 우선 투자가 우리나라와의 관련 기술력 격차를 확대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고 유럽연합(EU)과 더불어 주도적인 견인력을 발휘한다면 기후변화 대응력은 가속화될 것이다. 동맹국들과 연대하여 국제적 이슈에 대응하겠다는 다자주의 접근방식은 트럼프의 독불장군 방식과는 달리 국제적인 호응과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첫 임기 말인 2025년까지 탄소세 법안을 도입하고 환경 의무 조건을 준수하지 않은 수입 상품에 대해 탄소조정세를 부과할 경우 자칫 우회적인 보호 무역주의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미국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 기조를 더 중시해왔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이다. 국가 발전의 과제에는 환경 우선적인 정책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숙제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획기적인 친환경 정책에 공감하고 동조하지만 급진적인 환경 기준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에 대비해야 한다. 회피하기보다는 과감하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 우리 기업 스스로도 생존 전략을 추진하겠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저탄소 경제 체제로 진화해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와 유대감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가 단기적 전시효과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불가역적인 장기적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과 소비 방식의 친환경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해관계가 민감한 국민을 설득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이 국제 환경 기구의 추진전략과 근본적으로 달리 이해해야 하는 점은 자국 일자리 창출과 산업 혁신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국익과 배치되는 친환경 정책은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환경을 바라보고 보호하려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견지해야 하지만 보호 역량을 강화하려면 다른 나라들의 방식에 연계하고 필요하다면 그 방식에 편승해야 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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